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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젓가락질과 뇌세포의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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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질과 뇌세포의 발달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황우석 교수의 뉴욕 타임스 인터뷰 기사중 까다로운 실험에 성공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미끌미끌한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한국인의 손재주 때문인 것 같다”고 대답했던 것이 자못 흥미롭습니다. 매우 복잡한 손놀림을 요구하는 젓가락질이 뇌 발달과 관계가 있고, 특히 가는 쇠젓가락을 쓰는 한국인들은 더욱 섬세하게 움직여야 하므로 뇌에 미치는 영향이 한결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기의 중추 신경계는 태어날 때부터 몇 가지 반사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반사적인 행동들 중 몇 가지는 아기가 세상에 나와 생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갓난 아기 때 관찰할 수 있던 반사 행동들은 개월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없어지는데, 이것은 뇌가 서서히 발달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이 볼에 무엇이든지 닿으면 고개를 돌리는 행동은 전기 장치가 기본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동화된 것처럼 거의 자동으로 일어납니다.

그런데 뇌가 발달되면서 새로운 장치가 설치됩니다. 이것은 촉감을 분석하는 장치 및 기본 장치를 억제하는 장치 등입니다. 즉, 볼에 헝겊을 말아서 대면 헝겊의 촉감은 뇌에 의해 분석되어 먹을 것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되고 따라서 억제 장치를 가동하여 고개를 돌리지 않게끔 합니다. 젖꼭지를 갖다 대면 그제서야 아기는 고개를 돌립니다. 신경계가 더욱 발달하면 젖꼭지를 갖다 대도 아기가 배가 고플 때 만 고개를 돌리게 됩니다. 자꾸 새로운 장치들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런 장치들을 비교할 때 인간은 동물들 중 가장 우위에 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지능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것을 입증하고 인류가 오늘날과 같은 최첨단의 문명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바로 이 장치가 위에서 잠시 언급한 젓가락질과 관계가 있습니다.

사람은 손가락으로 아주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종이 위에 깨알 같은 글씨를 쓰는 것에서부터 성형외과 의사가 지름이 1mm밖에 되지 않는 잘린 혈관을 빙 돌아가면서 꿰매어 두 혈관을 다시 개통시키는 아주 미세한 작업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교한 손기술이 가능했기 때문에 인류는 여러 도구를 개발할 수 있게 되고 또 그 도구를 이용해 더욱 정교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개발해 내는 등의 과정으로 오늘날에 도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갓난 아기는 손가락을 하나씩 움직이는 장치가 아직 제대로 설치가 안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물건을 쥘 때 아예 손바닥 전체로 쥐려고 합니다. 해가 가서 뇌의 세포가 점점 늘어날수록 이 장치들이 설치됩니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은 손가락을 하나씩 구부리고 펴는 동작이 아직 완전하지 않습니다. 어느 하나를 구부리려고 하면 옆의 다른 손가락도 같이 구부려집니다.

다섯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구부리기 위해서는 다섯개의 뇌신경 세포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세 개의 뇌신경 세포로 다섯 개의 손가락을 움직여야 한다면 뇌신경에서 내리는 명령이 여러 손가락으로 전달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이들에게 아무리 면박을 주면서 젓가락질을 가르쳐도 일정 연령이 되기까지는 완벽하게 젓가락질을 배울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가 둔해서가 아니라 아직 그 장치가 준비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치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서 연습을 그만두라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만약 연습을 그만둔다면 젓가락질과 관련된 뇌는 적당한 정도로만 발달하고 말 것입니다. 연습을 계속해야 남들보다 빨리 그리고 더 훌륭한 장치가 뇌 속에 설치됩니다.

미국인들은 동양인들이 젓가락질을 하는 것을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해 하면서 따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이미 손가락을 따로 따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뇌의 장치가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젓가락질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개 이상의 손가락이 한꺼번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엄지는 이쪽으로 움직이는데 검지는 혼자 저쪽으로 움직인다면 젓가락질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엄지와 검지는 움직일 때 서로 연락을 취해야 합니다. 즉 나는 이만큼 움직일테니까 너는 저만큼 움직이라는 등입니다. 이것은 엄지와 검지를 조절하는 각각의 뇌세포 사이에 서로를 연결해 주는 새로운 세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되 자신들의 움직임을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알려 줄 수 있어야지 정교하고 조화있는 움직임이 가능해집니다.

미국인들의 뇌 속에는 손가락을 따로 따로 움직일 수 있는 장치는 설치되어 있지만 서로를 연결해주는 세포는 부족하거나 녹슬어 있는 상태입니다. 젓가락질은 비교적 간단한 기술이기 때문에 열심히 연습하면 성인이 된 후에도 곧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젓가락질보다 훨씬 복잡한 기술을 배우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왜냐하면 어릴 때는 장치가 필요하면 쉽게 설치되기 때문에 뇌세포끼리의 연결이 하나만으로 부족하면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새로운 세포들이 생겨나 연결을 해줍니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는 뇌 속에서 새로운 세포들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그저 녹슬어있는 세포들을 일깨워 기술을 배우는데 적응을 시키는 것입니다. 다행히 그 세포들의 숫자가 충분하면 높은 수준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지만 세포가 부족하면 어느 한계에 도달하고 맙니다.